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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데… 쪽방촌은 지금 ‘냉골’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6.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편이다. 2007년 이후 3년 만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2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수출·대기업과 내수·중소기업 간 격차는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완충장치’ 역할을 해 온 자영업의 몰락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 양극화와 복지 사각지대라는 어둠이 가시지 않고 있다.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강해지고 있지만 고용시장의 봄도 아직은 멀었다는 진단이다.

소외계층 들여다보니… 난방비 걱정에 이불로 견뎌

“쪽방은 추위를 피하려고 오는 게 아녀, 그냥 몸뚱이 둘 곳 없어서 오는 거지.”

서울지역의 체감온도가 영하 17도까지 떨어진 16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동 5.95㎡짜리 쪽방에서 박창성(49)씨가 카키색 점퍼를 여미며 말했다. 갈라진 나무 문틈으로 칼바람이 들이쳤다. “바람 때문에 특히 얼굴이 시려. 그러면 이불로 얼굴을 뒤집어써 버리지. 하루 종일 꼼짝없이 그러고 있는 거야.” 박씨는 빨갛게 언 코끝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박씨가 쪽방에 들어온 이후 10년째 맞는 겨울이지만 추위엔 도무지 대처할 방법이 없다.

이웃 쪽방에 사는 송정규(54)씨는 이불이 네 겹이나 깔린 방에 앉아 “술로 몸이라도 달궈야 이 추위를 견디지 않겠느냐”며 옆에 있던 막걸리통을 집어 들었다. 작은 전기장판이 그나마 추위를 피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낮 시간에는 집주인이 전기를 차단해 놓기 때문에 사용이 어렵다. 송씨는 “전기료가 많이 나오면 주인 눈치가 보여 추워도 전기장판을 하루 2시간 이상 틀어놓질 못한다”고 말했다. 박씨와 송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수입이 있으면 지원금이 끊기기 때문에 일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찾아간 서울 중계본동 ‘104마을’ 이영순(73·여)씨 판잣집은 얼음장이었다. 폐지를 줍는 남편, 손자 둘과 함께 20㎡ 남짓한 단칸방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조손가정이었다. 방에 있는 연탄난로로 몸을 녹이던 이씨는 “자는 아이들의 꽁꽁 언 발을 만질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 집은 조손가정 아동 1명당 매달 7만원 안팎인 양육보조금으로 근근이 생활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계절별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지원돼 겨울철만 되면 난방비 때문에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

한파로 떨고 있는 사람은 쪽방촌과 판자촌 사람들뿐이 아니다. 강원도 춘천 후평동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김모(44)씨는 지난 7월부터 도시가스가 끊겼다. 지병인 간경화 때문에 벌이가 시원찮아 석 달 동안 가스요금을 못 냈기 때문이다. 온수가 나오지 않는 싱크대엔 설거지할 그릇이 그대로 쌓여있다. 한국도시가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김씨처럼 요금을 못내 가스공급이 중단된 곳이 전국 6만7789가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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