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30만원 받고도 유통기한 한참 지난 식재료 사용
원생 수십명 반년째 복통·두통… “강남 엄마 패닉상태”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영어학원이 미취학 아동 등 원생들에게 유통기한을 훨씬 넘긴 음식을 먹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원생이 복통과 구토, 두드러기 등 증상을 호소해 행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프리미엄 영어학교’를 표방한 이 학원은 월 학원비만 130만원 안팎을 받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16일 반포동의 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4∼7세 원생 수십명이 복통을 앓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식재료와 칼, 도마 등을 수거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구에 따르면 2007년 10월 개원한 이 학원은 자체 주방시설에서 점심과 간식을 만들어 원생들에게 먹여왔다. 구는 학원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2년 이상 지난 음식 재료를 발견했으며, 튀김가루와 간식용 해바라기씨, 고구마, 누룽지 등 식재료와 칼, 도마 등을 수거해 검사 중이다. 또 학원생 33명의 대변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구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2년 이상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보관한 것으로 보고 과태료를 물렸으며, 역학조사 결과 식중독균이 검출되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학원 측이 200명이 넘는 원생한테 음식을 해먹이면서 집단급식소 설치 신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강남교육지원청도 이날 오전 현장조사를 통해 강의실을 조리실로 불법 변경한 사실 등을 확인하고 45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학원 측은 그러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보관한 점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원생에게 먹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학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은 경악했다.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학부모와 같은 시각에서 지켜보겠다’고 홍보한 학원 측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반응이다.
일곱 살짜리 아들을 학원에 보내는 한 학부모는 “아이들 대부분이 복통과 구토, 두드러기 등 증상을 반년째 겪고 있는데, 처음에는 영어 스트레스로 꾀병을 부리는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도 배가 아프다고 해 엄마들과 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고구마와 누룽지에 곰팡이가 피어 있고, 유통기한이 7년이나 지난 베이컨도 있었다. 비싼 원비를 내면서 믿고 아이를 보낸 부모들이 모두 패닉 상태”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학원에 ‘단호한 조치’를 하고 학원 실명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아이디 ‘DUD’는 “이런 학원은 실명을 밝혀야 한다”고 했고, 아이디 ‘왕공주’는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극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부 네티즌은 “어린 자녀 영어학원비로 거액을 쏟아붓는 엄마들에게 놀라야 하는 건지, 비싼 돈을 받고 곰팡이 음식을 대접한 학원에 놀라야 하는 건지”라며 씁쓸한 세태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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